미네소타 한인들, 미국인 편집장이 '뉴스'로 연결
미네소타주 한인 사회는 ‘언론’을 보유하고 있다. 영문 계간지 ‘코리안 쿼터리(Korean Quarterly)’는 한인 관련 뉴스 전문 매체다. 특이한 건 미국인이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 신문은 벌써 23년째(1997년 발행) 운영되고 있다. 부부인 마샤 빅커리(사진) 편집장, 스티븐 운로 발행인이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은 시라큐스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코리안 쿼터리는 미네소타주와 한국의 인연 사이에서 태동했다. 미네소타주는 한인 구성이 다양하다. 1세 이민자와 2세 외에 한인 입양인이 많다. 입양을 한 미국인 가정까지 한국과 연결돼 있다. 빅커리 편집장과 운로 발행인 역시 세 자녀 중 두 명(순영·한용)을 한국에서 입양했다. 빅커리 편집장은 “미네소타주 한인 사회 안에는 언어, 배경, 문화 등이 각기 다른 3~4개 이상의 다양한 세계가 존재한다”며 "이런 한인 사회가 어떤 뉴스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코리안 쿼터리가 시작됐다. 한인을 위한 언론으로서 다양한 구성원을 연결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시작은 뉴스 레터였다. 이들 부부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주기 위해 자녀를 지역 한인 교회에 보냈다. 거기서 교회의 도움을 받아 입양인과 한인 사회를 연결하는 목적의 뉴스 레터 1200부를 제작, 배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금은 비영리 독립 계간지로서 이 지역에서만 1만 부가 배포된다. 정규·비정규 기고자만 30여 명 이상이다. ‘미니에폴리스·세인트폴 매거진’에서 수석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는 한인 킴 잭슨 씨도 이 신문의 편집 등을 돕고 있다. <본지 6월25일자 A-4면> 빅커리 편집장은 “코리안 쿼터리는 한국 현대사의 맥락에서 ‘코리안-아메리칸’의 경험과 시각을 지면에 담고자 한다”며 “한인 사회 요구에 대답하고 뉴스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코리안-아메리칸’의 삶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의 독자층은 한인을 넘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미네소타 주류 사회에서는 “한국을 알려면 ‘코리안 쿼터리’를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코리안 쿼터리의 취재 영역은 상당히 넓다. 위안부 논란 특집 기획 도쿄 전범 재판 현장 취재, 통일 기획 시리즈 북한 방문 취재,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영어 의무화 논란, 하와이 한인 이민자 4세대 취재 등 굵직한 이슈까지 다루고 있다. 때문에 미네소타신문협회(MNA), 뉴아메리칸미디어(NAM), 유튼 리더(Utne Reader) 등에서 각종 상을 수상하며 공신력 있는 언론으로 자리매김했다. 요즘 코리안 쿼터리는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웹사이트(www.koreanquarterly.org)도 새롭게 개편했다. 미네소타주 외에도 타지역, 해외에서까지 구독자가 확장되고 있어서다. 신문 콘텐츠는 일회성 소비가 아니다. 역사적 자료다. 빅커리 편집장은 “디지털 전환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이슈에 대한 ‘디지털 기록 보관화’에 있다”며 “현재 이 작업을 위한 기금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부부는 풍물패 ‘신바람’도 운영하고 있다. 입양인, 양부모, 한인 2세 등 다양한 회원들이 활동중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